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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 그대에게 보내는 편지[모임]

CT's Diary 2025. 6. 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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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한 형제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형제, 자매님들과 함께 있을 때는 죄를 능히 이길 수 있지만, 세상 가운데에 혼자 있을 때는 자꾸만 죄에 넘어집니다.” 저는 이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사람은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인간을 성숙하게 만드는 것은 혼자만의 시간에 이루어지는 사색이다. 저것은 나약한 소리이다.” 입으로는 모이기를 힘쓰라는 [히 10:25] 성경 말씀을 진리라고 주장하면서도, “고독은 모든 뛰어난 인물들의 운명이다.”라는 쇼펜하우어의 입담에 더욱 환호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스스로 얼마나 교만했는지 모릅니다. “나는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다. 악마의 시험? 조금은 힘든 부분도 있겠지만, 하나님께 간구하면서 말씀의 위로를 받으며 굳세게 해낼 수 있으리라. 나는 지금도 제법 잘 해내고 있지 않은가?” 저는 스스로 매우 강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일이란 인간의 이성으로 판단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고 주님께 의지하여 오직 주님께서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는 것’이 진정한 신앙생활임을 몰랐습니다. 약할 그때에 오히려 강함 되시는 오묘한 주님의 섭리[고후 12:10]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이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죄를 그다지 혐오하지도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죄에 맞서 피 흘리기까지 싸우기는커녕[히 12:4], 선한 싸움을 제대로 시작해 본 적 없던 제가, 어찌 모임에서 힘을 공급받는 비밀스러운 진리를 깨달을 수 있었겠습니까? 

우리는 교회 안에서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배우게 됩니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하나님께 받은 것으로, 우리는 당연히 우리에게 허락된 모든 것을 주인이신 주님께 돌려드려야 한다.” “이 세상의 일은 헛된 것으로 우리는 소망을 하늘에 두어야 한다.” “먹든지 마시든지 모든 것을 주님의 영광을 위해서 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가르침들은, 아직은 우리의 ‘두뇌’에 저장되는 하나의 정보일 뿐입니다. 기독교의 오묘한 가르침들은 묵상과 체험을 통해 깨달음의 과정을 거쳐 ‘가슴’에 저장되어야 비로소 진정한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우리가 하나님의 법 앞에서 참으로 약한 존재이며, 스스로의 힘으로는 절대로 죄를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온전히 깨닫기 위해서는 오히려 혼자의 힘으로 있는 힘껏 죄와 싸워봐야 합니다. 그리고는 더러운 죄 앞에서 철저히 패배할 수밖에 없는 스스로의 한계를 발견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렇지 않으면 인간은 언제든, 마음속의 작은 교만의 목소리를 듣게 되기 마련입니다. “좀 더 해봐. 넌 할 수 있어. 혼자 할 수 있어.” 

우리는 연약하기가 그지 없는 작은 피조물들입니다. 만약 우리에게 죄를 이길 수 있는 힘이 있다면, 그것은 십중팔구 주님께서 공급하신 능력일 것입니다. 혼자의 힘으로는 결단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나의 약함을 인정하고 주님의 강함을 의지하지 않으면 결국 아무런 일도 되지 않는 것이지요.

형제, 자매님들과의 교제는 바로 이런 힘을 얻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죄를 고백하는 거룩한 발 씻음, 세상을 이기는 선한 싸움의 모험담(?), 시험, 혹은 고난 가운데서도 주님의 사랑을 고백하는 아름다운 찬양의 목소리, 이런 것들은 어느새 우리의 마음을 하나님으로 가득 채웁니다. 그렇게 하나님으로 견고한 성을 이룬 우리의 마음은 이제는 그렇게 우리를 괴롭히던 죄악의 손길을 가볍게 뿌리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성공적으로 보내는 하루, 이틀이 지나고, 악마의 일이 계속되면서 우리는 다시금 소리 없이 무너지고 맙니다. 스스로의 약함을 발견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다시 서둘러 이 모임(교회)으로 발걸음을 돌이켜야지요. 그렇게 강함을 되찾아야지요. 

세상은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닙니다. 그러나 크리스천, 우리 하나님의 사람, 주님의 능력에 의지하는 강력한 십자가의 군사, 이런 사람은 오히려 세상이 감당치 못할 것입니다. [히 11:38]

[머리를 붙들지 아니하는지라 온몸이 머리로 말미암아 마디와 힘줄로 공급함을 얻고 연합하여 하나님이 자라게 하심으로 자라느니라][골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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