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학교생활

졸업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연애하지 마라

CT's Diary 2025. 5. 1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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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초가 되면 학생들이 꼭 이런 말을 한다. "선생님~ 첫사랑 얘기 해주세요" 남의 사랑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재밌긴 하다. 학기 말이 되어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학생들이 찾아와서 이런 말을 한다. "선생님 저 올해도 쏠크에요. 선생님~ 쟤는 모쏠이래요~" 아직 사춘기도 오지 않은 나이에도 이런 이야기를 한다. 언제부터 크리스마스가 거리에 나가 짝을 만나는 날이 되고 옆에 누가 없으면 이상한 문화가 되었을까? 성탄절이라 부르지만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산타 할아버지가 되어버렸고 십자가는 트리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마치 옛날 사람들이 숭배하던 신들의 성전 안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더 많은 죄들이 벌어지는 날이 되어버렸다. 사람의 마음 속에는 이성을 원하는 마음이 있고 그것이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된다. 그리고 얼마나 그 마음을 억누르고 절제하는지에 따라 사람의 인간성도 결정된다. 그 마음을 더 충동하고 유혹하는 날이 성탄절이라니 매번 안타까움을 느낀다.

가르쳤던 학생 중에 남친 때문에 힘들어 하던 한 학생이 있었다. 거의  매일 나에게 와서 본인의 롤러코스터 같은 기분을 토로했고 나는 시종일관 헤어져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 학생을 보며 참 안타까웠고 그것으로 자신의 마음을 채울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더욱 마음이 아팠다. 그도 그럴 것이 이성이라는 존재는 정말 엄청난 즐거움을 준다. 인간이 감정적으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은 이성에게서 온다. 첫만남의 설렘과 연애 초기에 나오는 호르몬은 정말 최고의 행복을 선사한다. 하지만 그 순간은 매우 짧고 그것을 계속 추구하는 것은 위험하다. 조금은 모질지만 이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 "너는 학생이기 때문에 공부를 해야 하는 게 네 맡은 본분이야. 그런데 계속 그렇게 연애하는 것으로 인생의 즐거움을 찾으면 결국 너의 삶에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학교를 졸업하고 너의 인생에 영원히 남는 것은 너의 시험 점수란다." 

물론 사람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는 깨닫지 못한다. 인생을 이미 살아본 어른들의 이야기는 꼰대라는 단어와 함께 비하되어버린다. 

중학교를 간 학생이 어느 날 찾아왔다. 선생님! 남자친구 생겼어요! 여자친구 생겼어요! 결혼하고 아들을 낳아본 나는 이제 이렇게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다. 당장 헤어지고 앞으로 연애하지 말아라. 지금 사귀어봤자 결혼할 수도 자녀를 낳고 키울 수도 없다. 사랑의 결말은 한 사람과 무덤까지 함께 가야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정말 사랑하는 한 사람의 처음이 되어라. 새차가 좋냐 헌차가 좋냐. 너는 너의 남자의 첫 여자가 되고 싶냐 열 번째가 되고 싶으냐? 너희 부모님께 여쭤보아라. 전 여친, 전 남친 있으시면 좋아하시겠느냐? 스스로를 잘 가꾸고 만들어서 사랑할 준비가 되었을 때 사랑하는 것이다. 감정만으로 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능력이 함께하는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다. 꼭 기억해라 네가 사랑하는 사람의 처음이 되어라. 네가 처음인 사람을 만나라. 내가 그랬다. 나와 아내는 서로의 처음이라 정말 행복하단다. 

다들 순수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해했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이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다양한 사람들은 만나봐야 하지 않겠냐고 되물을 수 있다. 하지만 굳이 사귀어야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 알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험이 많은 것이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 이성은 처음 만날 때 가장 소중하다. 자주 만나볼수록 쉬워지고 편해지고 때로는 함부로 대하게 된다. 하나님께 합한 사람이었다는 다윗왕도 성경에 기록된 아내 이름만 해도 6명이었고 첩도 꽤 있었다고 되어있다. 어찌보면 여자가 쉬웠기 때문에 남의 아내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방으로 부른 것이다. 

학창시절 짝사랑도 몇 번 해봤지만 그런 감정을 이용할 줄 알아야지 감정에 지배받으면 안 된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닫는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뭔가 열심히 하는 것은 좋은 태도일 수 있지만 그것을 남에게 이야기를 한다거나 표현하는 순간 순수할 수만은 없는 것이 인간의 욕심이다. 전주에서 중고등부 교사를 할 때도 학생들의 연애사연은 참 마음을 답답하게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줬지만 결국 유혹과 욕심의 힘이 더 세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내 손에 닿지 않는 학생을 잡으려고 부단히 노력했던 것 같다. 결국 그 학생은 성인이 된 이후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를 이성의 유혹에서 지켜주신 것은 정말 하나님의 은혜라는 생각이 든다. 외모도 피지컬도 그다지 뛰어나지 않았고 패션에 관심도 없었기에 고백을 받아본 적이 살면서 없다. 호감은 있었지만 표현하려고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학생의 시절 동안 내가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했고 능력을 갖고 직업을 얻었고 사랑에 대해서 묵상하고 충분히 생각했다. 인간적이고 육체적인 부분을 결코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절대 앞서서는 안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어찌보면 생명의말씀선교회에 소속되어 거의 남녀칠세부동석과 같은 가르침을 받아온 것도 중요했다. 사람들의 행복도 연구결과에서도 많은 사람들을 만났던 사람들의 행복도가 결코 높지 않다. 솔로몬의 말년이 타락헀던 가장 큰 이유도 수많은 여인들을 만났기 때문이고 야곱의 인생이 고단했던 이유도 아내가 4명이어서 그렇다. 

학생들이여 연애하지 마라 지금 너희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시험을 잘 볼 수 있는 실력을 길러야 한다. 아니면 정말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서 밥벌이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사랑의 본질에 대해서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내 인생을 걸만한 한 사람을 찾아서 최선을 다해 사랑해라. 그래야 행복해질 수 있다. 지금은 사랑의 두근거림을 즐기는 것보다 스스로를 가꿀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올바른 인생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 사람만을 끝까지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라.

그리고 꼭 결혼할 시기가 되면 결혼하면 좋겠다. 우리 인생은 나를 전적으로 믿어주고 사랑해줄 수 있는 부모님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 결혼한다는 것은 내가 다른 이의 부모님이 되어준다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고 인정해줄 줄 아는 여유롭고 넓은 마음을 가진 그런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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